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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커스 소녀 감금,학대 사건
    사건,사고 주머니/사건,사고 2024. 10. 1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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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한국의 끔찍한 인신매매로 인한 아동학대 사건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서커스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악화되고 서커스가 몰락하는 결정타가 된 사건 입니다.

    1981년생으로 당시 11살이던 주희가 서커스단을 탈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주희의 이름은 본명이 아닌데요, 그이유는  임의로 지어진 것으로  겨우 찾은 본명마저도 친모와의 끔찍한 기억이 남은 이름이라 다시 개명했다고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본 글에서는 주희라는 이름으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사건 경위

     주희는 친부의 극심한 가정폭력으로 가족이 해체되는 불우한 가정 환경으로 인해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결국 1984년 4살의 나이에 인신매매를 당해 서커스단에 팔려오게 됩니다.

    당시 유명 코미디언이었던 심철호의 친형인뉴서울서커스 단장 심동선은 당시 4살인 이 아이를 심주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호적에 올리고서울특별시 성동구 송정동 소재의 자택에서 곡예 훈련을 시켰습니다.

    물론 심철호 본인은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하며,오히려 형과는 정반대로 1980년대초반부터 사회복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사회 공헌 활동을 하여 각종 상과 표창을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한 코미디언으로써도 사업가로써도 실로 훌륭한 사람입니다.

    당시 주희가 생활했던 곳은 심단장의 자택 옥상에 위치한 가건물의 방이었는데,

    1.5평 남짓한 좁은 골방 안에는 어린이용 책상과 침대 대용으로 추정되는 허름한 소파 정도가 전부였고 방에는 잠금 장치가 되어 있어 마음대로 밖에 나갈 수도 없었으며,

    마당에는 맹견을 무려 3마리나 풀어서항상 감시하는 감금 상태였습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주희는 하루에 고작 2시간만 잠을 자고 그 외에는 거의 12시간 동안이나 혹독한 묘기 연습을 해야 했는데요.

    이는 살인적인 연습량을 자랑한다고 알려져 있는 아이돌 연습생들도 이 정도로 가혹하게 연습을 하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가혹한 연습에 이어 매질까지 당했는데요.

    어린아이가 성인에게도 쉽지 않은 고난이도의 묘기를 구사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신기한 구경거리 취급이었을 뿐 아동 학대라는 충격적인 결과물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인식을 악용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려는 의도도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주희는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서 그간 강제로 배운 묘기를 시연하기도 했는데,익숙하게 묘기를 선보이면서도 표정은 눈에 띄게 굳어 있었죠.

     게다가 심단장은 주희를 학교에도 보내지 않은 것은 물론 홈스쿨링조차도 시키지 않아 11살이 되도록 기본적인 글도 읽지 못하는 문맹 상태로 방치했고,

    밤마다 유흥업소에 끌고 다니면서 강제로 공연을 시키며 착취하고 있었죠.

    그러나 이런 처참한 상황은 한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심단장이 평소 주변 이웃들에게 주희를 자신의 외손녀라고 소개하면서

    주희 아버지가 미국에 유학을 갔으며 주희를 매일 밤마다 학원에 보낸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었는데요.

     그렇게 고된 나날을 보내던 주희는 3번의 탈출 시도 끝에 1991년 드디어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북창동의 한 야간 업소 공연을 갔다가 틈을 노려서 인근 봉제 공장에 숨어들었고,

    다행히 공장 직원들이 뭔가 심상치 않은 기색을 느꼈는데요.

    11살짜리아이가 성인 여자들이나 입을 법한 몸에 딱 붙는 화려한 무대 의상을 입고 짙은 화장을 하고 있었고,도망친 주희를 찾아 봉제 공장으로 들이닥친 심단장의 모습과 공장 구석에 숨어겁에 질린 모습으로 떨고 있는 아이를 보고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단칼에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이후 공장 직원들은 주희를 숨겨주었게 되는데요.

       주희는 도움을 받아  경찰서에서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심단장이 경찰서를 찾아와 할아버지 행세를 하면서 주희를 데려가려고 했으나,

    경찰서에서 마치 제 집인 양 활개치던 주희가 심단장을 보자마자 한번에 눈치를 살피며 불안해하는 것을 본 형사들이 비정상적인 가족관계라는 것을 눈치채고주희를 심단장과 분리한 후 진술을 확보하면서심단장과 업소 전무 박모씨 등은 경찰에 입건되어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심단장은 유흥업소 9곳에 공연할 아이들을 연결해 주고 댓가로 6천만원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심단장이 4명의 아이들을 이용해 무려 5억 원의 부당이득을 벌어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주희와 같은 서커스단에서 생활하다 탈출한 딴 소년인  이 아이도 7살 때 부모가 삼척에서 서커스단에 팔아넘겼으며, 역시 심단장이 자신의 호적에 심민우라는 가명으로 올려져 있었는데요.

    이 소년도 경찰서를 찾아와 그 동안 당했던 감금과 학대에 대해 증언하면서이충격적인 사건의 실상이 대대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사건이 밝혀진지 1년이 지난 1992년에 재판이 열렸지만,

    당시 사회 분위기는 2020년대와 달리 아동 학대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거의 전무했던 탓에 사회적으로 크나큰 충격을 준 사건인 데다 더욱 충격적이게도 또 다른 피해 아동에게는 상습 성폭행까지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단장이라는 양반은 고작 징역 1년을 선고받는 것으로 종결되었습니다.

    계속되는 주희의 기구한 삶

     서커스단을 탈출한 주희는 한동안 마포경찰서 형사들의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에는 아동 보호 시설이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었고

    그나마 있는 시설도 열악한 곳이 많았기 때문에 주희를 임시로 보호할 곳이 마땅치 않아 형사들은

    고심 끝에 당번을 정해 각자의 집에서 돌아가면서 숙식을 제공하며 돌봄 품앗이를 하게 되었는데요.

    심 단장의 감금, 학대로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너무 어린 나이에 어른들의 세계에 노출된 탓에 처음에는 도저히 아이다운 모습이 아니었고(당시의 취재 화면 등을 보면 거의 성인들이나 쓸 법한 말투를 구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불안정한 상태였지만점차 안정을 찾고 또래 아이들 같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죠.

      그러나 주희가 너무나 어린 나이에 가족과 헤어져버려 친부모 신상정보는 물론 자신의 본명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등

    단서가 워낙 없었기 때문에 경찰은 주희의 친부모를 찾는 데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었고,

    결국은 입양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에 주희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자신이 입양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10명이 넘었으나 본인의 완강한 거부로 결국 입양이 무산되었는데요.

    어찌어찌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한 아동 보호 시설에 입소했지만

    이곳에서도 적응을 잘 하지 못해 가출을 밥 먹듯이 했고,

    몇 년 후 시설을 나온 주희는 경기여자기술학원에 들어가 그곳에서 미용 기술을 배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1995년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가 일어났고

    주희도 이 사고에 휘말렸다가 가까스로 생존했지만

    질식으로 거의 1개월 동안 사경을 헤맸으며,

    사고의 충격으로 인해 기억상실과 극심한 불안 증세를 겪으면서

    2년 동안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신세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주희를 잊지 않고 계속 도움을 주었던 마포경찰서 형사들 덕분에 친모를 찾을 수 있었고

    그렇게 주희는 행복한 삶을 다시 찾는 듯 했으나 안타깝게도 주희가 그렇게 애타게 찾던 친모야말로 희대의 인간 말종이었습니다.

    카메라 앞에서는 눈물의 재회를 하는 듯싶었으나,

    딱 기자들이 철수하자마자 돌변해 학대와 폭력을 일삼은 것도 모자라[ 구타 정도는 예사고 심지어는 흉기로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고 합니다.] 주희 앞으로 온 각종 성금과 보상금을 자신이 갈취하여 제 배를 불리는 데만 급급했다고 하는데요.

    애초에 주희를 찾아온 것도 돈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작 피해자인 주희 본인은 자신 앞으로 그런 돈이 있는 줄도 몰랐다고하는데요.

     결국 주희는 얼마 못 가 친모를 피해 집을 나와 유흥업소에서 돈을 벌며 숨어 살았으나 친모는 주희가 도망치는 곳마다 집요하게 따라다니면서협박과 폭언, 폭력, 갈취를 계속했습니다.

    게다가 이 친모가 2007년에 사망했음에도 여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었는데,

    핏줄이라는 이유로 그녀가 남긴 거액의 빚을 고스란히 상속받은 탓이었죠.

    그러나 '서커스 소녀'에 대한 세상의 관심은 이미 식은 지 오래였기에 주희는 속절없이 모든 것을 홀로 떠안고 속앓이를 해야 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은 2011년이 되어서야 아동 학대 피해자들의 후일담을 취재한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을 통해서야 드러나면서 대중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피해자인 주희는 당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친모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표출하였습니다.

     "그래도 서커스단에서는 밥도 주고 일을 잘 하면 돈도 주고 친절하게 대해주기는 했다.차라리 서커스단에 있었을 때가 훨씬 더 나았다"

     서커스단 시절 감금 당해 그렇게 매질을 당하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곡예 기계로 혹사 당했는데도

    이렇게 말할 정도면 친모의 악행이 어느 정도였는지 상상 조차 되지 않네요.... 

    사건 이후

    서커스는 하락세에 접어 들고 있었습니다.

    물론 서커스의 쇠퇴는 대한민국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고 TV 등 각종 대중 매체가 보급되고 보편화되면서

    전 세계 공통으로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었죠.

    이 사건을 기점으로 대중들에게 '서커스라는 게 저렇게 아이들을 가둬 놓고 학대하면서 곡예를 시키는 거구나'라는 편견이 퍼지면서 막대한 이미지 실추를 얻었고 결국 급속도로 몰락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정상적인 서커스단에서는 절대로 이런 행위를 하지 않으나,

    이 사건의 여파가 워낙 큰 탓에 많은 서커스단이 큰 타격을 입고 하나둘씩 폐업 수순을 밟았죠.

    결국 대한민국에서 2020년대 이후까지 살아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서커스단은 단 한 곳, 동춘서커스 뿐입니다.

    그나마도 사람이 없어서 중국인 단원들로 겨우 유지되는 상황인데요.

      한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이 일이 다뤄지면서2024년 기준 44세가 된 피해자의 근황이 공개되었는데, 다행히 이제는 안정된 삶을 찾았습니다.

    결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하며

    현재는 이름도 개명한 상태로 이 새로 개명한 이름은 당사자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전무후무한 이 사건은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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